어떻게 하면 좋은 연구자가 될 수 있을까?

요즘 다시 하는 고민인데, 어떻게 하면 좋은 연구자가 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대학원에 진학하며, 졸업 전에 좋은 저널에 1저자로 논문을 게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초기에는 좋은 저널에 실린 내 연구 분야의 논문들을 보며, 참신한 아이디어와 세밀하고 다양한 분석, 통찰력 있는 고찰에 감탄만 했던 것 같다. 시간이 쌓이면서 이렇게 내공을 쌓으려면 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인지, 시간을 투자한다고 내가 이걸 할 수 있을 지, 회의감도 오고 약간의 좌절감도 느끼고 했었고, 그 후에는 해보지도 않고 좌절하고 포기하는 것만큼 후회될 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힘내서 해보자 맘을 먹었더랬다.

그때 당시 내 상황에서 좋은 저널을 쓰기 위해서 맨 처음 해볼 만 했던 것은 역시 모방이었다. Optica, ACM, Nature comm. 등 우리 분야의 모두가 좋은 저널이라고 인정할만한 저널에 실린 논문을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입장으로 바라보려고 했다. 저런 좋은 저널들에 실린 논문들은 대부분 Supplymentary가 굉장히 자세히 되어 있는데 이를 뜯어 보며 실험을 할 때 셋업은 왜 그렇게 구성 했고, 분석은 어째서 이걸 했지? “내가 저자였으면 어떻게 했을까?” 를 중점으로 쳐다본 적이 있었다.

결론만 말하면 분석에 사용한 이론을 몰라 생각조차 못해서 적용을 절대 못했을 것 같은 것들, 하기에는 너무 힘들 것 같아 시도할 엄두가 안 나는 것들 투성이였다. 그래도 단순히 “와 이 사람들 대단하다, 이런 사람들이 기술을 발전시키는 거지.” 자기 합리화 하고 넘기긴 싫었다. 그러다 보니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이러한 일을 모두 할 수 있었을까? 그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어떻게 하면 그들과 같은 좋은 연구자가 될 수 있을까? 동료에게 잘하고, 목표를 분명히 해서 공부하면 할 수 있으려나? 일단 그렇게 해봐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이야기로 빠져, 요즘 주로 하고 있는 연구가 있는데 작년에 한 연구와는 달리 막히는 부분이 참 많다. 문제가 발견되고, 그를 해결하려고 다른 부품을 사용하려고 공부하고, 공부하고 보니 또 문제점이 발견해서 또 다른 부품을 사용하려고 공부하고, 하고 보니 이 부품은 기존 디자인과 안 맞아 다른 부분을 또 바꾸어야 하고.. 결승점 없는 허들 경주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다. 솔직히 요즘은 조금 지쳐서 예전만큼 열심히 하고 있지도 못하다. 그래서 그런지 다시 그런 생각이 들곤 한다. 그들은 대체 이런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반복되는 실패를 어떤 마음으로 견뎌냈을까? 몹시 궁금하다. 어쩌면 특별한 무언가가 없을 수도 있지만, 언제 한 번 만나면 꼭 물어보고 싶을 정도로.

쓰다 보니 내가 제목과 같은 고민을 다시금 하게 된 것은, 결국 내 연구가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는 것에 따른 막막함 때문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시간이 걸릴 수는 있어도 언젠가 이를 극복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 믿는다. 그 후, 다시 이 글을 보면 재미도 있고, 감회도 남다르겠지? 이만 글 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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